새로운 공간에 대한 이야기 - 침묵의 행성밖에서(C.S.루이스, 홍성사, 2009) Book 感想


 

이 책을 발견한 건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르게 말하자면, 주님의 인도하심, 혹은 은혜- 라고 할 수 있겠지. 휴가 복귀 날의 동서울터미널, 2층 두란노 서점, 생활관에서 읽을 기독 서적 한 권 살까하고 들어간 그곳에서 발견한 루이스의 또 다른 판타지. 주님은 정말로 내게 꼭 맞는 선물을 주셨다. 그 덕에 다시 마음이 샘솟는다. Fantasy에 관한 의지가.

 

이 책은 제목에서 얼핏 드러나는 것처럼 우주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물론 이라고 해야 할까... 여튼 자의로 간 것은 아니다. 주인공 랜섬 박사는 우연히 옛 지인을 만나고, 함정에 빠져 지구를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는 30일의 긴 여행 끝에 화성, 현지어로 말라칸드라에 도착한다. 박사는 여러 일을 통해 함정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종족들, 소른, 흐로스, 피플트리그를 만나고, 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치자인 엘딜과 오야르사를 만난다. 그 후엔 위기를 넘겨 다시 지구에 도착한다. 이 책은 그 짧은 여행기를 다룬 책이다.

 

재밌다. 피가 튀는 장면도 있고, 험난한 시련도 있고, 새로운 종족을 만나는 두려움, 설렘, 변화, 적응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루이스의 가치관, 기독교인이라는 특성상 결말은 사자가 등장하면 끝나는 것과 비슷하지만, 꽤나 흥미진진하다.

 

다만 아쉬웠던 건, 내가 그에 몰입하지 못했다는 것일까. 이게 다 상상력이 부족해서이다.

 

이 책의 백미는 새로운 종족과, 우주에 대한 루이스 만의 독특한 해서, 종족 차이에서 나오는 생활과 가치관의 차이, 오야르사의 존재와 말렌딜의 의미, 침묵의 행성이 된 이유 등이

 

!!!

 

바로 공간에 대한 서술이다.

 

기술한 모든 것도 매우 뛰어나서 하나하나 놓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루이스가 그리는 화성, 말라칸드라에 대한 묘사, 소른, 흐로스, 피플트리그에 대한 설명들이야말로 톨킨에게 공간을 보여주겠다던 루이스가 책을 쓴 진짜 목적인 것이다.

 

그러나 나의 빈약한 상상력은 파스텔 풍의 세계를 그려보는 데에 그쳤고, 지형, 식물에 관한 묘사가 나올 때마다 그림이 잘 안 그려져서 흐름이 뚝뚝 끊겨 버렸다. 안타깝다. 번역의 문제인지, 묘사의 문제인지... 아마도 내 빈약한 상상력 탓이 아닐까 싶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읽어봐야겠다. 내 상상력의 향상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좀 더 마음이 편안한 때, 시간을 투자해서 읽어야겠다.

 

아무튼, 역시 루이스는 대단하다. 그가 가진 우주에 대한 관념들과 그 사고방식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신기하고, 신비롭다. 거기에 그 생각의 바탕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허무하지 않다.

 

조금 오타구적인 면모가 있고, 특히나 언어 오타구 적인 면모가 루이스에게 있긴 하지만, 나로서는 그래서 더 끌린다. 그러고 보면 톨킨도 비슷하다. 그도 엘프어를 쓰는 종족을 만들고 싶어서 반지의 제왕을 썼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언어 오타쿠가 되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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