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이자 성장기 - 내 여자친구는 여행중(이미나, 걷는나무, 2010) Book 感想

 

이 책은...’ 이라고 식상하게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미 시작해 버렸다. 뭐 어떨까. 그게 나의 개성이 될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이 책을 다목적실의 책장에서 꺼내게 된 건, 맘 편하게 읽을 책을 고르려 했기 때문이다. 보지는 않았지만, 밀리언 셀러가 된 그 남자, 그 여자의 이미나 작가가 쓴 글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쉽게 보이는 걸 선택했다. ‘하늘의 언어도 쉽게 읽히기야 하겠지만, 그건 다른 의미로 날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pass! 그 선택은 적중해서 난 이틀간, 책의 세상에 빠졌다. 그렇게 난 또 도피를 했다.

 

여행이란 건 어떤 걸까? 익숙한 곳을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으로 떠나는 기분은 어떤 걸까?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의지하여 길을 묻고, 조금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여행이라는 이름 아래서 조금 참게 만드는 그것. 혹은 슬픔을 떨치고, 생각을 정리하게 만드는 그것. 왠지 설레고 가슴이 콩닥콩닥 뛰게 만드는 그것.

 

돌아보면 난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매번 집에만, 컴퓨터만, TV만 봤다. 그래서 이 책을 보니 무척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두근두근. 새로운 곳에 가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끽하고, 노을 진 강가를 거니는 그런 시간을, 그런 여행을 가보고 싶다. 할 일이 없다고 조급해 하거나 불안해 하지 말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그런 여행을.

 

실은 내 마음이 작아져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여주인공 행아처럼, 이곳을 훌훌 떠나 버리고 싶은 거다. 군대가, 서열이, 간부가, 속박이. 나의 자유를 너무나 억압하고 간섭하고 있어서, 도피하고 싶다. 그리고 정리하고 싶다. 경우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떠난 행아처럼, 나도 지금의 복잡한 심정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다. 도피인가? 그래, 도피다. 지금을 견디기 싫어서, 잘 보내는 사람들을 질투하며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은 거다. 행아처럼.

 

책을 읽은 것은 일종의 여행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잠시 현실을 잊고, 책 속에 흠뻑 취하면서, 등장인물과 통하게 되고, 책 속의 인물들을 만난다. 3시간 정도의 짧은 여행이지만, 마음을 열고 나갈 때, 얻는 것이 제법 있다. 아픔을 잊어버리려고 갔지만, 극복하는 법을 배우고 오는 것이다.

 

이 책도 그렇게 읽었다. 도피지만, 행아가 여행에서 깨닫는 소소한 깨우침을 나는 읽는 중에 배웠다. 오래가지는 못해서 매우 아쉽다. 그건 아마도 사랑이 업기 때문이겠지. 역시나 그런 소통은 하나님과의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인가. 변화는 거기에서 일어나는 것인가?(갑자기 이야기가 너무 뛴다ㅋㅋㅋ)

 

, 요즘 힘들다는 이야기는 그만!

 

책은 너무나 여행을 가고 싶게 만든다. 여행의 로망에 대해서 잘 묘사되어 있다. 또 재미있다. 작가의 통통 튀는 정서가 주인공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등장인물의 감정도 너무 잘 표현되어 있다. 감동도 있다. 긴 터널의 끝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행아의 모습은 인생의 축소판이 여행이다란 말을 그대로 보여준다. 완전 염장이라 짜증나지만.

 

즐거운 한 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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